비즈니스

젠틀몬스터, 탬버린즈 만든 이 회사…일하긴 어때?

[지금이회사는] MZ를 줄 세우는 '힙한' 회사, 아이아이컴바인드

2023. 07. 26 (수)
“요즘 관심 있는 브랜드가 있나요?”

이 물음에 똑같은 답을 얻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크고 작은 브랜드들이 매일 쏟아지는 오늘날, 모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브랜드를 만든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 말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매장이 생기기만 하면 사람들 줄 세우는 브랜드들이 있다. 마치 성공 공식이 있는 것처럼 떴다 하면 화제가 되고, 매일 수많은 인증 사진이 올라온다.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 코스메틱 브랜드 탬버린즈, 그리고 독특한 모양의 케이크로 화제가 된 디저트 전문점 누데이크다. 이름만 들으면 바다를 건너온 외국 브랜드들이 아닌가 싶은데, 전부 한국에서 시작했다. 게다가 전부 같은 회사가 만들었단다.

세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은 바로 ‘아이아이컴바인드’다. 2011년 젠틀몬스터를 시작으로 어느새 약 1000명의 직원이 소속된 기업이 되었다고. 게다가 꾸준히 규모를 키워오며, 2020년엔 기업가치가 약 1조원(유니콘 기업 기준)으로 추산됐다.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가장 잘나가는’ 브랜드를 만든 이 회사, 어떻게 성장한 걸까? 일하긴 어떨까? 아이아이컴바인드의 행보와 잡플래닛의 기업 리뷰를 통해 기업문화를 살펴봤다. 

젠틀몬스터 서울 롯데타워 (자료=젠틀몬스터)
◇ 만드는 브랜드마다 화제…공간은 신의 한 수
아이아이컴바인드는 2011년 2월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한 회사다. 아이아이컴바인드를 이끄는 김한국 대표는 창업 전 금융권 대기업을 퇴사한 뒤 영어캠프 사업을 운영하는 캠프코리아닷컴(현 씨케이글로벌파트너스)으로 직장을 옮겼다. 이곳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며 자리를 잡았지만, 영어캠프 사업의 규제가 심해 기업의 성장가능성이 보이지 않았다고. 이때 진행한 사내 신사업 공모전에서 아이웨어 사업을 제안해 발탁된 게 젠틀몬스터의 시작이다.

김한국 대표는 한 인터뷰를 통해 아이웨어 사업을 제안한 배경으로 “시장지배 사업자가 없고 브랜드도 없었다”고 답했다. 독보적인 포지셔닝을 위해 국내 안경 업체 최초로 집에서 안경을 받아 착용해 보는 ‘홈트라이’ 서비스를 시도하기도 했고, 독특한 발상의 오프라인 공간을 기획하는 등 그간 안경업계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행보를 이어갔다. 그의 안목과 기획력은 브랜드 제품의 디자인과 공간에 담겨 기존 산업의 문법을 깼다고 평가받는다. 2022년 기준, 젠틀몬스터는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 평판 1위를 차지하는 산업의 거물로 성장했다.

아이아이컴바인드가 만든 브랜드의 인기 요인을 꼽자면 공간 마케팅을 빼놓을 수 없다. 2013년, 논현동에 첫 번째 젠틀몬스터 매장을 연 것을 시작으로 전국에 수많은 매장을 열었다. 이후 젠틀몬스터는 10년을 넘어선 지금까지도 매력적인 공간 경험으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단순히 안경과 선글라스 판매를 위한 공간이 아닌,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로봇과 거대한 오브제가 반기고, 브랜드의 매장임에도 제품을 보여주지 않거나 거대한 전시장을 방불케 하며 “안경 브랜드의 매장이라고?”라는 생각이 들 만큼 생경한 모습이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젠틀몬스터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후, 비슷한 공식으로 다른 산업에서 브랜드를 론칭했다. 2019년에 향을 기반으로 한 코스메틱 브랜드 탬버린즈를, 2021년엔 디저트 전문점 누데이크를 열며 사업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 게다가 로봇회사를 인수해 연구 중이라고. 이 세 브랜드는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매장 겸 쇼룸 ‘하우스 도산’에 모여있다. 이곳은 ‘압구정 로데오 핫플’을 검색하면 늘 상위권에 오르는 곳으로, 하루 평균 1~2천 명이 방문한다고 전해진다.

누데이크의 독특한 디저트 (자료=누데이크 플레이스 정보)
◇ 기업 가치 1조원 추산…‘한국 럭셔리주’ 될까
아이아이컴바인드의 사업은 젠틀몬스터를 통해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섰다. 이들이 새로운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시기는 2017년 9월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 계열 사모투자 운용사인 엘캐터톤과 IDG캐피탈로부터 투자받은 이후다.

사업의 다각화를 위해 2019년 '아이아이컴바인드2'라는 법인을 세우고 탬버린즈를 론칭, 향과 보습력을 강조한 상품군을 선보였다. 하지만, 탬버린즈의 초창기 성과는 좋지 못했다. 출시 후 몇 년간 적자를 기록하며 아이아이컴바인드로 흡수합병된 것이다. 

이후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젠틀몬스터와 유사한 방식으로 탬버린즈의 공간 마케팅 및 브랜드 협업 마케팅을 전개해 성장을 주도했고, 블랙핑크 제니를 브랜드 모델로 앞세워 대중적인 인지도 얻기도 했다. 또한, 2021년에 누데이크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아이아이컴바인드의 매출은 상승곡선을 그렸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연결감사보고서와 한국평가데이터에 따르면 아이아이컴바인드의 매출액은 △1551억원(2016년)에서 △2096억원(2020년) △3220억원(2021년) △3181억원(2022년)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또한 영업이익이 △139억원(2020년) △583억원(2021년) △906억원(2022년) 수준으로, 영업이익률은 20~30% 대를 기록했다.

한편, 아이아이컴바인드는 2020년 IMM인베스트먼트가 1조2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적용해 구주 투자를 진행하면서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3월 아이아이컴바인드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차세대 한국의 럭셔리주"라고 평가했다.

블랙핑크 제니가 모델로 한 탬버린즈 광고 (자료=탬버린즈)

하우스도산 내부 (자료=젠틀몬스터)
◇ 2030이 선망하는 브랜드, 일하긴 어떨까? 
업력 13년 차인 아이아이컴바인드.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의 세월 동안 안경사업부터 코스메틱, F&B까지 진출하며 규모를 키워왔다. 기업이 커지고 평가받는 가치가 상승한 만큼, 천여 명의 직원이 소속된 거대한 조직이 됐다. 아이아이컴바인드, 과연 일하기엔 어떤 회사일까?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임직원 사이에서도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이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브랜드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다양한 프로젝트가 많아 “젊고 트렌디한 포트폴리오를 쌓을 수 있는 기회”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복장과 분위기가 자유롭다”, “힙하고 트렌디하다”는 다수의 평가를 통해 외부에서 보이는 브랜드의 이미지가 사내 문화에서도 녹아들어 있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반면, ‘업무와 삶의 균형’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낮았다. “일이 너무 많고 워라밸이 지켜지지 않는다”, “야근이 많고 시스템 도입이 절실하다”, “주말에도 출근할 때도 있다”며 높은 업무 강도를 짐작케 했다. 또한 워라밸이 지켜지지 않는 이유로는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평가가 많았다. “급성장해서 체계가 없다”, “일을 할 때 비효율적이라고 생각이 들 만큼 시간과 비례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업무에 체계가 필요하다는 리뷰가 다수 있었다.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기업은 앞으로 들어가고 싶은, 선망하며 일하고 싶은 회사가 되기도 한다. 아이아이컴바인드가 보여준 10여 년간의 성장궤도 만큼이나 모두가 일하기 좋은, 임직원도 모두 함께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조직문화로 더욱더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장경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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